"손님은 '뚝' 끊기고 쓰레기 더미만"…상권 피해 막심한 곳 [현장+]

입력 2023-01-10 16:25   수정 2023-01-10 20:4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지지단체와 반대단체) 시위가 너무 시끄러워서 어제부터 장사하는 데 방해돼요. 오늘이 이 동네 살면서 제일 시끄러운 날 같아요."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손님들도 시끄럽고 어수선하다면서 불편을 토로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재명 대표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날 오전 지지자와 반대 측 단체 시위가 이어지면서 성남 수정구 단대동 일대가 마비됐다. 성남지청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시위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성남지청 일대 자영업자 "우리가 왜 피해 봐야 하나요"

이날 이 대표 측 지지단체인 '민주시민촛불연대'와 '이재명 지지자연대'는 각각 1000명, 500명 규모로 경찰 집회를 신고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에서도 약 500여 명이 전날 집회 신고를 했다. 성남지청 바로 앞에서는 이 대표 지지자들이, 횡단보도 건너편에서는 반대 측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동원된 경찰도 900명으로 전해진다.

양측 집회 참석자들은 이른 오전부터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의견을 표명했다. 성남지청 정문 좌·우측에 모인 지지자들은 '이재명 무죄'를 외쳤다. 반면 보수단체는 12차 도로를 사이에 둔 맞은편 인도에 모여 '구속 수사'에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 대표가 포토라인에 앞에서 서서 입장 표명을 할 때도 시위대 음성이 너무 커 정작 이 대표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소음측정기를 켜니 80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이 계속 이어졌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0dB 크기의 소음은 철로변 및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수준으로 청력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상인들은 전날부터 시위로 인해 피해가 막심하다고 호소했다. 빵집 점주 이모씨(50)는 "음향이 너무 크다 보니까 직원이 두통을 호소하며 일찍 퇴근했다"면서 "우리 가게는 단골들이 많은데, 단골 발걸음은 뚝 끊기고 시위하는 사람들만 조금 오는 정도다"고 전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43)는 "소음 공해에 경찰도 많아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밖으로 잘 나오질 않아 유달리 장사가 안 되고 있다"면서 "막상 손님이 오더라도 목소리가 서로 들리지 않아 상담이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일부 시위대가 상가 입구를 막아서거나 손님들이 오가는 통행을 방해하기도 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개인 카페 사장 박모씨(49)는 "매장 앞을 이렇게 다 가리고 시끄러운데 커피 한잔하고 싶겠나"면서 "손님이 매장에 들어왔다가도 안 되겠다면서 발길을 돌린다"고 하소연했다.
"시끄러운데 욕설까지…아이들 많은데 너무하다"
인근 주민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출근길 확성기 소리에 "아침부터 이게 무슨 소란이냐"면서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성남지청 바로 옆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 차량들이 통제당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주민들도 시위대 인파로 제때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위 내용에는 일부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도 내놨다. 아이들이 많이 있는 지역인데, 욕설이 난무하는 등 시위 수위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위가 벌어진 남한산성입구역 반경 1km 이내에는 초등학교만 4곳이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최모씨(68)는 "손자와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이재명 지지자 단체의 확성기 노래에서 'XX하고 있네', "XXX야" 등 욕설이 나와서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이 주변에 어린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시위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조사 받으러 간 후에도 시위대가 머무는 장소 인근에는 음식물 쓰레기, 담배꽁초 등 쓰레기 더미가 가득 쌓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켰다. 주민 홍모씨(31)는 "이곳은 쓰레기가 원래 쌓이던 곳이 아니다"라면서 "시위대가 담배도 피우는데 냄새도 심하고 꽁초도 아무렇게나 버려서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짐을 무단으로 놓고 보행로를 점거한 시위대 모습도 포착돼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野의원들, 李 대거 동행…與 "왜 野가 총출동?"

이 대표는 성남지청과의 악연이 질기다. 그가 성남지청에서 조사받는 것은 2006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이번에 4번째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인 2015~2018년께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게 골자다. 검찰은 이 대표가 기업의 당면 현안을 해결해주는 등 부정한 청탁으로 후원금을 유치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면서 "소환 조사는 정치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이날 검찰 출석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거 동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해 정청래·고민정·박찬대·장경태·서은숙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박범계·김태년·우원식·김성환·신정훈·안호영·김병기·김영배·김남국·천준호·이해식·김원이·박성준·임오경·황운하·김의겸·송기호·강선우 의원 등 의원들이 뒤따랐다.

국민의힘은 공세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계된 것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현보/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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